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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 과학 & 교육

코딩/프로그래밍 동아리 만들기: 동아리 빌드업

2022.03.29.과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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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코딩동아리가 없는 학교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교과목 뿐만 아니라 동아리 수요도 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인기만큼 준비없이 시작했다가 금방 망해버리는 동아리도 주로 코딩동아리입니다. 이번 시리즈는 개인 경험과 주변 선생님의 사례를 기반으로 처음 코딩 동아리를 시작하려고 하는 학생과 선생님들이 동아리를 빌드업하는데 참고할만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시리즈에서 다루는 내용은 고등학교를 기준으로 합니다. 읽다가 궁금한 내용이 생기셨다면 덧글보다 아래 메일 주소와 제목을 참고하여 보내주시는 것이 더 빠르게 답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글쓴이는 현재 학교가 아니라 기업에 소속되어 있어서 관련공문 해설이나 행사문의는 답변하기 곤란합니다.

  • 이메일 주소: soma0sd@gmail.com
  • 이메일 제목: [질문] 코딩/프로그래밍 동아리 만들기

가장 먼저 동아리를 기획하기 전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을 이야기합니다.

학교생활기록부의 동아리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사항은 2022 학생부 기재요령(고등학교)을 기반으로 합니다. 각 학년마다 양식이 조금씩 다룰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교육부 공시를 참고하세요.

학생부는 동아리에 들어가는 많은 이유 중 하나지만 가장 큰 이유기도 합니다. 동아리 대표학생이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동아리를 만드려고 한다고 해도 학생부에 신경을 써야 많은 동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스포츠 동아리의 경우를 제외하고 학생부를 기준으로 하면, 동아리는 정규교과에 속해있는 창의적 체험학습 동아리(창체동아리)와 교과는 아니지만 비교적 자유도가 높은 자율동아리가 있습니다.

창체동아리는 정규 수업시간으로 편성되어있는 동아리활동시간에 활동하는 동아리를 말합니다. 동아리의 이름과 활동시간, 활동내용과 평가 등을 적을 수 있습니다.

예시: (빙결마법활용동아리)(34시간) 빙결마법 사용시 발생하는 열반응을 이용한 활용법과 다른 원소마법의 효과를 일부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함. 동료와 함께 식료품의 동결보존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포의 파괴를 이용하여 식료품을 구성하는 분자구조의 파괴가 적은 마법식과 그 원리를 구체적으로 설명함.

자율 동아리는 동아리의 이름과 공백을 포함해 30자 이내로 소개를 적을 수 있습니다.

예시: (정령탐구반: 자율동아리) 정령구역 환경 개선.

학생부의 '창의적체험활동상황 > 동아리활동 특기사항'은 한글 기준 500자를 넘지 말아야 합니다. 자율 동아리는 학년당 1개만 기재할 수 있으며 2023년에 대학지원서를 내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율동아리 항목이 대학에 제공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 등 교과외 활동을 써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자율동아리가 필요없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나중에 상세히 다루겠지만 창체동아리의 경우에는 500자 가까이 동아리 활동 내용과 평가를 적어야 합니다. 때문에, 일년동안 여러 성과물을 내야 학생부에 기록하는 내용이 충실해집니다. 반면 자율동아리의 경우에는 자기소개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성과물의 수가 적으면서 충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한 동아리가 되어야 합니다.

"코딩 동아리를 하고 싶은데요"

창체 동아리를 기준으로 하면 동아리 활동계획서에 매주 동아리활동시간과 참여여부에 따라 과학의날 행사나 축제를 감안해서 활동내용을 기입해야 합니다. 그걸 빠르면 2학기(내년 동아리 개설), 늦어도 동아리가 개설되는 3월 안에 만들어서 제출해야 합니다. 계획서를 쓴다는건 무엇을 할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즉, 앞으로 무엇을 어떤 순서로 얼마동안의 시간을 들여 배워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코딩을 배우는 코딩동아리"는 망할 확률이 대폭 올라갑니다. 특히 다른 문이과 과목과는 다르게 코딩은 배우는 과정에서 산출물(보고서나 포트폴리오, 발표 등)을 내기가 쉽지 않으므로 학생부 활동내역 작성에도 치명적입니다.

어떻게든 코딩을 배우는 동아리를 만들고 싶은데 자소서나 학생부 동아리활동란에 남길만한 산출물을 내고 싶으면 1년 동안 붙어있어 줄 외부고문이나 선생님의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무턱대고 만들면 학년말 학생부의 상황은 이렇게 됩니다.

(코딩동아리)(35시간)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학습하며 컴퓨팅 사고력과 알고리즘의 기초에 대해 학습함. 각 학습 과정을 자발적으로 참여하였으며 학습내용을 충실히 이해하기 위한 실습 참여 의욕이 높음.

35시간으로 학습할 수 있는 내용은 이정도가 한계일 것입니다. 성과물을 낼 틈도 없을 것이고요. 목적이 학습이니까 과제활동 등으로 어떻게든 분량을 확보한다 해도 학습 자체는 동아리시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타 문이과 연구회에 비해서 채울 내용이 극단적으로 적어질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순수한 학습의욕을 학생부를 이유로 동아리 설립을 만류하는 것이 저도 좋아하는 상황은 아닙니다. 그러나 단 한번뿐인 1년의 성과물을 평가하는 가치가 이렇게 정해져있는 만큼 동아리 동료들과 부당함을 함께 겪어야만 하는 일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약 안에서 가능한 의욕이 나는 일을 찾아서 해보는 방향으로 고민해보도록 합시다.

"앱이나 게임을 만들고 싶은데요"

보통은 여기에 "파이썬으로요"라는 말이 덧붙는 경우가 많지만 일단 넘어갑시다. 동아리 활동 계획서에 "2D 싱글플레이 플랫포머 소울라이크 게임"이나, "학교의 괴담을 파헤치는 추리게임", "졸업앨범을 앱으로 만들고 싶어요"라는 식으로 기획이 구체적이라면 아주 좋지만 무턱대고 게임이나 앱을 만들겠다고 모인 뒤에 "이제부터 뭘 만들지 고민해보자"로 동아리활동을 시작하는 경우 1년 내로 뭔가 나올 가능성은 없습니다.

처음부터 선생님이 구체적인 방향을 정한 뒤에 그것을 보고 신청한 학생들이 세부사항을 정하거나, 동아리 개설을 원하는 학생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위의 예시정도는 아니더라도 "아 학생부/자소서에 이런 내용을 적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준으로는 기획을 미리 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글은 코딩동아리의 활동별 분류를 살펴보고 구체적인 목적을 가진 동아리를 기획하는 방법에 대해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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